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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닦는 철학자*

가을의 기도 - 안미순구두 닦는 철학자그 버스정류장에는 몇 년째'구두대학병원' 이라는간판이 붙은 구두수선집이있었습니다.좁은 공간 안에서언제나 곱추아저씨가열심히 구두를 고치고있었습니다.이제 막 서른을 넘긴종식이가처음 이 구두병원에 들른 것은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시작하던 무렵이었습니다.그 날 저녁 종식이는한쪽만 닳아버린 구두밑창을 갈기 위해구두병원에 들어섰습니다.먼저 온 아가씨가 구두를고치고 있었습니다.문을 열고 들어선종식이가 아저씨에게말했습니다."아저씨,이 구두 밑창 좀갈아주세요.""네, 그러죠. 좀 앉으세요."자리에 앉자마자종식이가 다급한 목소리로물었습니다."시간이 얼마나 걸리죠?수선비는 얼만가요?"아저씨가 대답했습니다."시간은 37분쯤 걸리고요금은 7천 원입니다.지금이 7시 13분이니까정확히 7시 ..

카테고리 없음 2024.11.23

나는 그냥 나 자신이면 됩니다*

나는 그냥 나 자신이면 됩니다비교하는 마음만 놓아 버리면 이 자리에서 충분히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모든 바람이나 욕망들도비교하는 마음에서 나오고,질투나 자기 비하또한 비교에서 나옵니다마음에서 어떤 분별심이일어나고 판단이 일어났다면그것은 거의가 비교에서나오는 겁니다또한 그 비교라는 것은과거의 잔제입니다지금 이순간 온전히 나자신과 대변하고 서 있으면거기에 그 어떤 비교나판단이 붙지 않습니다이 순간에 무슨 비교가 있고,판단이 있겠어요오직 이 순간일 뿐!그저 지금 이대로 온전한모습이 있을 뿐이지,좋고 싫은 모습도 아니고,행복하고 불행한 모습도아니며,성공하고 실패한 모습도아닌 것입니다누구보다 더 잘나고 싶고,누구보다 더 아름답고 싶고,누구보다 더 잘살고 싶고,누구보다 더 행복하고 싶은마음들... 우리 마음은끊임없이..

카테고리 없음 2024.11.22

녹명(鹿鳴)*

​녹명(鹿鳴)녹명이란 사슴 록(鹿)에 울 명(鳴)즉,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다른 배고픈 사슴들을 부르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울음소리를 아닌가수많은 동물 중에서 사슴만이먹이를 발견하면 함께 먹자고동료를 부르기 위해 운다고 한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이 울음소리를 당신은 들어 본적 있는가여느 짐승들은 먹이를 발견하면혼자 먹고 남는 것은 숨기기 급급한데,사슴은 오히려 울음소리를 높여 함께나눈다는 것이다.녹명은 시경(詩經)에도 등장한다.사슴 무리가 평화롭게 울며 풀을 뜯는 풍경을 어진 신하들과 임금이함께 어울리는 것에 비유했다.녹명(鹿鳴)에는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류최초의 살인 사건은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카인은동생 아벨을 쳐..

카테고리 없음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