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 안미순구두 닦는 철학자그 버스정류장에는 몇 년째'구두대학병원' 이라는간판이 붙은 구두수선집이있었습니다.좁은 공간 안에서언제나 곱추아저씨가열심히 구두를 고치고있었습니다.이제 막 서른을 넘긴종식이가처음 이 구두병원에 들른 것은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시작하던 무렵이었습니다.그 날 저녁 종식이는한쪽만 닳아버린 구두밑창을 갈기 위해구두병원에 들어섰습니다.먼저 온 아가씨가 구두를고치고 있었습니다.문을 열고 들어선종식이가 아저씨에게말했습니다."아저씨,이 구두 밑창 좀갈아주세요.""네, 그러죠. 좀 앉으세요."자리에 앉자마자종식이가 다급한 목소리로물었습니다."시간이 얼마나 걸리죠?수선비는 얼만가요?"아저씨가 대답했습니다."시간은 37분쯤 걸리고요금은 7천 원입니다.지금이 7시 13분이니까정확히 7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