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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처럼 미친듯이 살 수만 있다면*

창산 2024. 10. 15. 13:37







가을처럼 미친듯이
살 수만 있다면

버릴 수 없다면
아프단 말도 말아야
하는데
숨삼키며 사는 인생에
쉬움이 어디
있기나 할까?

그냥 사는 것이겠지.
비바람 불평없더니
시절마다

꽉채운 나무들 사이에서
단풍이 들때쯤이면
또 다시 삶을
생각합니다

짧디 짧은 가을은 해마다
제대로 미쳤다
가는구나.

무엇에건
제대로 미쳐보지 않고서야
변변한 무엇을
얻을 수나 있을까.

가을이 온통 미쳐버리지
않고서
붉디 붉은 기운을 어디서
불러올 수 있을까

마음을 다 풀어내기엔
짧기만한 생의 여정
문제와 답 사이
무수한 갈등의
숙제를 푸느라

정말 소중한 것들의 순간과
소중한 선택의 선을 놓아
마음을 잠재우고보면
다 부질없는
허상일 때도 있습니다



한여름 폭풍우처럼 휘몰아
오르던 욕망을 이겨내기란
얼마나 어려웠던가
다시는...다시는...

몇번을 다짐하고서도
차마 내치치못한 미련으로
이 세상과 작별을 할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생이 만들어 준 작은
미소 한 송이,
눈물 한 방울 몸서리치게
고마운 일 아닌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이라한대도
웃음만발한 평지대신
가시덩쿨 거둬냈던 이 길로
가고 있을 내 모습

아린 어깨를 두드리며
힘들단 혼잣말을 놓아도
어제였던 하루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이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며 사는 것들과
바라며 품은 소망들과
사람으로써

마땅할 수 있는 욕심들 중
얼마나
이루고 얻으며 살 수
있을 것인지는.


길지 않아도 좋습니다
행복이란 이름이 아니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허기인지
배고픔인지
구분이 불분명한 생의 많은
갈래로부터

제대로 살아졌으면 하는
소망만 생각합니다

일에도 사람에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품어도
괜찮을 허락받은 욕심
하나쯤

단단히 부여잡고 미친듯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사랑이란게
이런것인가보다 싶은 사랑
어디로든 방향을 놓고
텅 빈 소리가 나도록
내 안을 다 퍼낸버린 후

세상에게 안녕을 고할 수만
있다면
짧은 한 때를 채우고도
여한없는 가을처럼
미치도록

생을 미친듯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가을처럼 미친듯이
살아갈수만 있다면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