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님 이야기
달걀이 상에 자주 오르지 못할 정도로 귀 한 시절 그 마님은 생란을 밥에 비벼 먹는 것을 좋아했다. 어느 날 몸종이 밥상을 들고 오다 그만 달걀이 마루에 떨어져 깨져버렸다. 그 광경을 문틈으로 본 마님은 달걀을 어찌하는지? 몰래 지켜보았는데 몸종은 마룻바닥에 깨진 달걀을 접시에 담아 상을 내왔다. 괘씸한 생각에 마님은 몸종에게 물었다. '깨끗하다는 게 무얼 말하는 것이냐'? 먼지나 잡티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면 혼내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몸종은 이렇게 대답했다. '안 보이면 깨끗한 겁니다." 마님은 그 말에 크게 공감하며 '네 말이 옳다'하고는 용서했다. 때로는 모르면 행복한 일도 있다. 과거를 캐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는 호기심에 알려하고 알고 난 뒤에는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사람은 완전무결 할 수가 없다. 나중에 후회할 일이라면 굳이 알려고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안보이거나 모르면 깨끗한 것이다. 한강에 수없이 나룻배가 다녀도 흔적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가깝고 친하다고 노출하거나 추궁하지 말라. 아는 순간 정과 행복은 사라지고 사이는 멀어진다. 상대방이 들어서 안 좋은 이야기는 무덤까지 가져가라. - 꽃편지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