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사물과 인간사
준비가 없으면 계절이 계절을 만나도 변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준비된 자만이 계절을 만나서 시절인연을 만나서 변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복사꽃은 멀리서 바라볼때가 환상적이고 배 꽃은 가까이서 보아야 그 꽃의 자태를 자세히 알수 있습니다. ♣매화는 반만 피었을 때 남은 여백의 운치가 있고 ♣복사꽃은 가까이서 보면 비본질적 요소 때문에 본질이 가려집니다. 그래서 복사꽃은 멀리서 보아야 분홍빛이 지닌 그 봄날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배꽃은 가까이서 보아야 배꽃이 지닌 그 맑음과 뚜렷한 윤곽을 분명하게 느낄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견해는 꽃이나 사물만이 아니라 인간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멀리두고 그리워하는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 아무리 좋은 친구라 할지라도 늘 한데 엉겨 있으면 일에 범속해지고 시들해지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그립고 아쉬움이 받쳐주어야 그 우정이 시들지 않습니다. 그절에 , 그 교회의 신자가 될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알아 두십시오 무엇 때문에 절에 나가는지 무엇 때문에 교회 나가는지 그때 그때 냉엄히 물어야 합니다. 우리가 의지하고 기댈 것은 자기 자신,본질적인 자아예요, 자기 자신과 진리밖에 없다는 거예요 각자 이 험난한 세월을 살아오면서 참고 견디면서 가꾼 그 씨앗을 이 봄날에 활짝 피워보기 바랍니다. 거룩한 침묵을 통해서 듣기 바랍니다. 법정스님말씀 편집 : 창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