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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

창산 2025. 4. 28. 09:00







행복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

살아 보니 행복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이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일용직 신세였다.
비정규직이었다.

내일 몫까지 미리 쌓아
두기 힘든 것,
그게 행복이었다.

냉정하고 불공평한
세상 탓만은
아니었다.

스스로 행복의 기준이
늘 바뀌기에
오래 행복을 붙잡아
둘 수 없었던 것.

취직만 하면
바랄 게 없다고 생가하다
직장에 들어가선
저 사람만 없으면,

이 일만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 집 한 칸을
소원하다가 막상 생기면
더 큰 평수를 원한다.

비가 오면 햇빛을
그리워하고,
내 사람이 되길 간절히
바라던 사람과
이어지면

잡은 물고기엔 밥을 주지
않는 법이라 한다.

누가 하루하루 바뀌는
그 기준을 다 맞춰줄 수
있을까.

기도를 듣는 신도
머리가 아프리라.
현인들은 말한다.

“세상이 이 만큼이라도
유지되는 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행복의 정규직이 되지
못한 건
누가 방해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원한
결과였다.

행복에 대해 겸허해
지기로 했다.

드릴 기도라곤 오직
“감사합니다.”뿐임을
깨닫자
더 자주 행복해졌다.

어쩌다 하루 행복을
공치는 날이 있어도
오래 불행하지 않았다.

다음 날 벌어 다시
따뜻해지면 되니까.

- 정희재 지음,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