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노인 짧은 글짓기 응모 당선작*

창산 2025. 2. 18. 09:20





김영임 - 궁초댕기


노인 짧은 글짓기 응모
당선작
(2024년 1월 19일 발표)

1. 가슴이뛰어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2. 전구 다 쓸 때까지도
남지 않은 나의 수명.

3.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4. 병원에서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은
"노환입니다"

5.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6.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7. 연명치료 필요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8.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9.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10.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산다.

11.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12. 젊게 입은 옷에도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알다.

13.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14.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 다시 앉는다.

15. 분위기 보고
노망난 척하고
위기 넘긴다.

16.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먹는 내복약에
쩔어 산다.

17. 자동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영감.

18.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고.

19.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20.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21.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22.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23. 비상금 둔 곳 까먹어
아내에게 묻는다.

24.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25.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26. 이 나이쯤 되니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노인들의 현실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 톡으로 받은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