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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팔자(犬八字 상팔자(上八字)*

창산 2024. 7. 30. 09:29







개팔자(犬八字)
상팔자(上八字)

도라지 뿌리는 절대로
산삼(山參)이 되지
못합니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이제는 도라지가
산삼(山參)이 될 수도 있는
세상(世上)이
되었습니다.

​개천(開川)에서 용(龍)이
나오는
세상(世上)이 아니라고
하지만,

‘개(犬)’라는 동물(動物)은
지금이야말로
‘개천(開川)에서 용(龍) 나는
세상(世上)’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키우는 개(犬)는
분명 네발 짐승인데,

사람이 받들어 주는
대접(待接)을 받으니,
이 놈은 용(龍)이 된 게
분명(分明)합니다.

​ 걷기 싫다는 시늉을 하면,
달랑 안아 가슴에 품고
이놈을 대접(待接)합니다.

​ 이 놈을 발로 찼다간
‘학대(虐待) 했다’는
죄목(罪目)으로,
벌(罰)을 받거나 벌금(罰金)을
내야합니다.

​ 옛날에..
이 놈은 섬돌까지만
올라올 수 있었지,
마루까지 올랐다간
빗자루로 엉덩이를

사정없이 얻어맞고,
마루 밑이나 마당 으로
내쫓겼습니다.

​ 그러나 이제는 ..
이 놈이 사람보다 먼저
방으로 들어가,

사람 자는 침대를 자기
잠자리로 차지하고,
안아주지 않으면
안달을 합니다.

​이 놈은 이제 ,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고
하여
인권(人權)에 버금가는
법(法)의 보호(保護)를
받고 있습니다.

​이놈은 무엇인가?
뽕밭이 상전벽해가
된다 한들,

개(犬)라는 짐승은
분명
‘네발 짐승’입니다.

​닭은 고기와 달걀을
얻기 위해서 키웠고,

돼지는 시장에 내다
팔거나
돼지고기를 먹기 위해서
키웠으며,

​소는 논밭 갈이 시켜서
농사(農事)짓기
위하여 키웠습니다.

​그리고 개(犬)는 집을
지키라고 키웠지만,
사실 놀고 먹는
놈이었습니다.

그래서 개(犬)를 두고
‘개(犬) 팔자八字)
상팔자 (上八字)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유난스레
대접(待接)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네발짐승이었고,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飮食) 찌꺼 기만 얻어
먹었습니다.

​ 오죽하면,
‘개밥(犬)신세’라는 말이
생겼을까요?

이처럼,
집 짐승이 었던 개(犬)가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대접(待接)을
한몸에 받는
견공(犬公)이 되어,

그야 말로'' 개 팔자(犬 八字),
상팔자(上八字)’라는 말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사람은..
인권(人權)을 얻기 위하여
수백 년간
투쟁해 왔지만,

개는 네발 하나 까딱 않고
견권(犬權)을 확보한
셈이니,

그야말로
‘개 팔자(犬 八字),가
상팔자(上八字)라는 옛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 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개 (犬)같은 놈’이니
개자식‘(犬子息)이니,
이런 욕(辱)지거리는
성립(成立)될 수가
없습니다.

​ 옛날은 낱말 앞에 ‘개 (犬)’가
붙으면
나쁜 말이 되었습니다.

​먹는 꽃이 참꽃이고,
못 먹는 꽃이면 개꽃
이었습니다.

​ 열매도 마찬가지
입니다.
개살구는 못 먹는
살구였고,

못 먹는 버섯이면
개버섯이라
불렀습니다.

​망신(亡身) 중에도 제일가는
망신(亡身)을 두고
개망신’((犬亡身)이라
했습니다.

​제일 못나고 나쁜 사람을 ‘
개자식(犬子息)’
이라 했고,

못된 짓거리를 하면
‘개(犬) 같은 놈’
이라는 욕(辱)을
먹었습니다.

​이제는 개(犬)의
신분(身分)이
높을 대로 높아져 ‘사람이
개(犬)를 모시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 그리고
‘개(犬)똑똑’
‘개(犬)이뻐’ ‘
개(犬)쩔어’처럼,

‘개’(犬)자((字)마저도
좋은뜻을 얻었으니,

노인(老人)의 귀를
어리둥절케 합니다.

(방초) 개딸들은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이
된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산책길에
개(犬)를 안고 다니며
엄마! 아버지! 라고
큰소리로 부르는

광인(狂人)들도 있고
정말로 개판 세상입니다.

그래도 인성(人性)은
키워야하는데.....

​출처; 월간 에세이,
(윤재근/한양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