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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 엽 / 레미 드 구르몽*

창산 2023. 10. 30. 09:52





가을의 시선 - Giovanni Marradi


낙 엽 / 레미 드 구르몽
(Remy de Gourmont) (1858 / 1915)

시몬..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아주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를 지니고..

낙엽은
너무나도 연약한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황혼 무렵
낙엽의 모습은 너무나도
서글프다.

바람이 불면 낙엽은 속삭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 가벼운 낙엽이
되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은
우리를 휩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몬,
나무 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

이끼며 돌이며 오솔길을
덮은 낙엽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낙엽 빛깔은 상냥하고,
모습은 쓸쓸해
덧없이 낙엽은 버려져
땅 위에 딩군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저녁 나절
낙엽의 모습은 쓸쓸해
바람에 불릴 때,

낙엽은 속삭이듯
소리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서로 몸을 의지하리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
서로 몸을 의지하리

이미 밤은 깊고 바람이
몸에 차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