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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특급열차(特急列車)*

창산 2023. 4. 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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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특급열차(特急列車)

시인(詩人) 김 달진은
“인생(人生) 예순 줄은
해(年)로 늙고,

인생 일흔 줄은
달(月)로 늙고,

인생 여든 줄은
날(日)로 늙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마다 듣는 인사(人事)에
“밤새 안녕하십니까?”
가 많아 졌다.

건강(健康)을 물어 주는
고마운 안부(安否)이긴 하지만,
“언제 떠나십니까?”

“떠날 준비(準備)는 되었습니까?”
란 말처럼
염려(念慮)를 가장(假裝)한
어투(語套)로
들리는 때도 더러 있다.



멍하니 앉아 있지 말고,
아직은 주눅 들지 말고,
아는 체, 잘난 체,
참견(參見)치 말고,

넋두리 우는 소리
, 슬픈 표정(表情) 말고,
당당(堂堂)하고 즐겁게 살려고
결심(決心)하고 있는데,

그 동안
팔 백리 인생길이
완행(緩行)처럼 지루하다
했는데,

여든이 되고 보니
놀랍게도 특급열차(特急列車)
였음을..



이 속력(速力)이라면
종착역(終着驛)이 금방 인것
같으니

지금(只今)부터는
완행열차(緩行列車)를 갈아
타고 그저 편(便)히 앉아
풍경(風景)도
세상(世上)도 즐기면서

함께 가는 친구(親舊)들과
깔깔 거리면서
옆에 앉은 할멈 손도
한 번 잡아 주면서

그렇게 그렇게.천천히 천천히
갔으면 좋겠는 데..
이제는
문명(文明)이 좋아져

완행열차는 세상에 없다 하니
흘러가는구름도
무심(無心)하고
흘러가는 모든 것이
다 순간(瞬間)임을 알겠다.

- 여농 권우용 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