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늙어가는 길*

창산 2023. 4. 4. 17:25




늙어가는 길
"스코틀랜드의 어느 양로원"
할머니의 시

처음 가보는 길 입니다.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길 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때가
많읍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읍니다.

어릴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읍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 디게 걸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아쉬워도 발 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 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 않은
저녁 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 가고
싶습니다.

- 모셔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