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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욕심

창산 2022. 9. 22. 17:26







가을 욕심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 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 같은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좋겠네요.
나의 좋은 점,
나의 멋있는 모습만마음에
그리면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가을이 내고향 들녘을
지나가면 좋겠네요.

이렇게 맑은 가을 햇살이
내 고향 들판에 쏟아질 때
모든 곡식들이
알알이 익어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
이제는 내가 나서야 겠네요.

내가 먼저 전화하고,
편지보내고 선물을 준비하고
음악을 띄워야 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

나도 좋아지겠지요.
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전에..

-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글 : 정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