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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바가지의 물*

창산 2021. 1. 17. 21:14






물 한바가지의 물

드넓은 사막 한 가운데,
이제는 폐허나
다름없는 주유소가
있고

거기에 그 사막에서
유일하게도 물펌프가
하나 남아있다.

한 사람의
지친 나그네가 목마름으로
거의 실신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주유소의
물펌프를 발견하고
한 달음에 달려간다.

그리고는
한 바가지의 물과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팻말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물펌프 밑에는
엄청난 양의
시원한 지하수가 흐르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목마른 사람은
이 펌프 물로 목을
축이고 가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펌프 앞에 놓은
바가지의 물만은

절대로 마시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물을펌프 안에
넣어서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만
지하의 물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
입니다.



그렇게 펌프 안의 물을
퍼올려 목을
축이셨으면

떠나기 전에 잊지 말고
그 바가지에
다시 한가득 물을
퍼놓고 가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올지도 모르는
또 다른 나그네를
위해서입니다.”

짧은 내용의 이야기이지만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나그네가 펌프의
물을 마실 수 있게 된 것은
그보다 앞서서 펌프를
다녀갔던

수많은 사람들이팻말의
충고대로
바가지의 물만은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이다.



만일 앞서서
이 펌프를 거쳐 간 사람
가운데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팻말의 충고를
무시하고
바가지의 물을
마셔버렸다면,

사막의 유일한 펌프는
그 순간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물을 뿜어낼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모두들 아주 사소하지만
가장 중요한 질서,
타는 듯한 목마름을
참아내고

바가지의 물을 소중하게
지켜왔던
것이다.



그리고또 한 가지
한 바가지의 물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메마른
사막 한 가운데에서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뽑아 올릴 수 있는
한 바가지의 물,

엄청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그 물은 우리에게
무한한 발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원동력,

어떤 일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힘이 되어주는
근원인 것이다.



이 펌프 이야기에서
강력히 상징하듯
우리에게 오늘이
있는 것도

어쩌면 우리보다 앞서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한 바가지의 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기업에서는
밤을 새워가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편리한시스템으로
만들기위해서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어디에선가 남모르는
노력을 통하여

지금 자신의 명예보다는
내일의 발전을 위해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지친 나그네는
팻말 앞에서 잠시
생각한다.

그리고 그도 역시
바로 눈앞에 놓여 있는
한 바가지의 물을

펌프 안으로 부어 넣고는
열심히 펌프질을
하는 것이다.

마침내
펌프에서는 맑고 시원한
물이 쏟아져 나오고

그 물로
마음껏 목을 축인
나그네는 행복에 넘치는
표정으로
펌프 앞에 이런 쪽지를
남겨놓는다.



“이 한 바가지의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닙니다.

뒤에 오는 나그네여.
당신이 잠깐 동안
목마름을 참고
한 바가지의 물을 지킬 수
있다면

이 펌프 물은
앞으로도 목마름에 지친
수많은 나그네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을 지경에 이르는
목마름을 참고
얼굴도 모르는
뒷날의 나그네를 위하여
다시 한 바가지의
물을 남겨 놓는
마음,



극심한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늘 불안해 하는
민초(民草)들의 삶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
(黨利黨略)에 묶여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血眼)이 된

이 땅의 수많은
모사꾼들의 그 추(醜)한
모습의 무리들에게,

'한 바가지 물'의
진리를 전하고 싶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 글을 옮깁니다.

인트넷에서
- 모셔온글 -

편집 ; 蒼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