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副題 여보게)
여보게
미리 앞일에 대한 생각을
말게나 다 알고 살아간다면
세상은 정지선에 멈추고
말 것이야
영화를 보듯
두근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희로애락을 몸소 체험하며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
딛다 보면
어느 새 주인공은 붉은
노을 속으로 쓸쓸히
걸어가고 있을 것이야
빈손으로 세상 구경 잘
했으면 그냥 갈 일이지
뭘 가져가겠다고 꾸역꾸역
챙기는가
욕심스레 구름을 끌어
모으던 하늘 제 무게에
못 이겨 낑낑거리더니
터뜨리는 눈물 보게나
채워야 하는 굴레에서
벗어 나 몇 번의 허물을
벗고 빈 공간 속으로
날아가면
우리 앉았던 가지
잠시 흔들릴 뿐
이내 제자리로 돌아
올 걸세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글 (詩) : 박동덕
산다는게 뭐 별것 있는가
산다는게 뭐 별것 있는가
강으로 나와 흐르는
물살 바라보든가, 아니면
모여있는 수많은 돌멩이들
제각기의 모습처럼
놓인 대로 근심걱정 없이
물소리에 귀 씻고
살면 되는 것을
산다는게 뭐 별것 있는가
강 건너 언젠가는
만나도 될 사람 그리워
하며 거닐다가 주저앉아
풀꽃으로 피어나면
되는 것을 말은 못해도
몸짓으로 흔들리면
되는 것을
산다는게 뭐 별것
있는가 혼자이면 어떤가
떠나는 물살 앞에
불어오는 바람이 있는것을
모습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그 모두가
우리의 분신인 것을
산다는게 뭐 별것 있는가
하늘 아래 머물렀다가
사라지는 목숨인 것을
글(詩): 서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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