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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이란

창산 2025. 3. 19. 10:15





(명상) "물에 비친 달처럼"


좋은 세상이란

인적이 끊긴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나그네가
그 산중에
은거하고 있는
한 노인을 만나

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물었다.

노인은 단 한마디로
'흐름을 따라가게'라고
일러 주었다.

산중의 개울물은 이 골짝
저 골짝을 거쳐
마침내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촌락으로 지나가게
마련이다.

흐름을 따라가라는
이런 가르침은
인생의 길목에도 같은
이치이다.



세상을 살다가 갈 길이
막히면 절망을 한다.
이런 때는

뛰어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절망할 게
아니라
흐름을 찾아야 한다.

그 흐름은
마음이 열려야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벽을
미련 없이 허물고
다리를 놓아야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것은 벽이고,
이어주는 것은
다리다.



벽은 탐욕과 미움과
시새움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두터워가고

, 다리는 신의와 인정
그리고 도리로 인해
놓여진다.

다리는
활짝 열린 마음끼리
만나는 길목이다.

좋은 세상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과 사랑의 다리가
놓여진 세상이다.

좋은 세상이란/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