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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특급열차(特急列車)*
창산
2023. 2. 25. 11:48
노년의 특급열차(特急列車)
시인(詩人) 김 달진은 “인생(人生) 예순 줄은 해(年)로 늙고, 인생 일흔 줄은 달(月)로 늙고, 인생 여든 줄은 날(日)로 늙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마다 듣는 인사(人事)에 “밤새 안녕하십니까?” 가 많아 졌다. 건강(健康)을 물어 주는 고마운 안부(安否)이긴 하지만, “언제 떠나십니까?” “떠날 준비(準備)는 되었습니까?” 란 말처럼 염려(念慮)를 가장(假裝)한 어투(語套)로 들리는 때도 더러 있다. 멍하니 앉아 있지 말고, 아직은 주눅 들지 말고, 아는 체, 잘난 체, 참견(參見)치 말고, 넋두리 우는 소리, 슬픈 표정(表情) 말고, 당당(堂堂)하고 즐겁게 살려고 결심(決心)하고 있는데, 그 동안 팔 백리 인생길이 완행(緩行)처럼 지루하다 했는데, 여든이 되고 보니놀랍게도 특급열차(特急列車) 였음을.. 이 속력(速力)이라면 종착역(終着驛)이 금방인 것 같으니 지금(只今)부터는 완행열차(緩行列車)를 갈아 타고 그저 편(便)히 앉아 풍경(風景)도 세상(世上)도 즐기면서 함께 가는 친구(親舊)들과 깔깔 거리면서 옆에 앉은 할멈 손도 한 번 잡아 주면서 그렇게 그렇게. 천천히 천천히 갔으면 좋겠는 데.. 이제는 문명(文明)이 좋아져 완행열차는 세상에 없다 하니 흘러가는구름도 무심(無心) 하고 흘러가는 모든 것이 다 순간 (瞬間)임을 알겠다. - 여농 권우용 著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