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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말씀*

창산 2023. 1. 4. 15:18







자연의 말씀

자연은 입이 없는데도
주옥같은 말을 많이
한다

목숨은 피고 지는 거라고
꽃은 속삭인다

생은 흘러가는 거라고
강물은 가르쳐 준다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파란 하늘은 얘기한다



느려도 제 갈 길을 끝내
가라고
달팽이는 온몸으로
말한다

자연의 말은
덧없는 말이 아니라
'말씀'이다.

사람들은 말이 퍽 많은데도
정말로 중요한 말은
별로 없다

자연 앞에서 사람들은
부끄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



단풍잎의 말씀

한세상 살아가는 일
별것 아니란다

마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면
되는 거야

보이지 않는 마음 하나
곱게 물들여 가면
되는 거야.



비바람 맞고
찬이슬에 젖으면서도

작고 힘없는 나도
굳세게 걸어온 이 길인데
하물며 사람인 네가
생을 겁낼 필요가
어디 있겠니.

글 : 정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