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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고 싶은 사람에게 드리는 글*

창산 2022. 11. 19. 17:20





사랑의 눈동자 - 유심초


아끼고 싶은 사람에게
드리는 글

우리 몸의 혈액에는
백혈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신체에 이상한 병균이
쳐들어오면

그 침입자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백혈구가 침입자를 처리하는
모습을보면

참 아름다운 사랑이
느껴집니다.

"넌 왜 그렇게 더럽니?
넌 쓸모 없는 존재야!"

백혈구는 병균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싸워서 무찌르는
일도 없습니다.

백혈구는 병균이 오면
아주 깊은 사랑으로
그를 감싸줍니다.

그 침입자는
백혈구의 따뜻한 사랑에
감동해서

그렇게
스르르 녹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보기 싫든 지저분하든
가리지 않고
백혈구는
자신의 몸이 썩어 들어가는
줄도 모른 채

그렇게
다 껴안아 준다는
것입니다.



다 준다는 것,
당신 자신의 것마저도
다 꺼내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차마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사랑이 그리 쉬운 거라면
이 세상의 눈물은 이미
말랐을 테지요.

미움과 슬픔과 아픔과
증오마저도

결국 당신 안에서
그대로 녹아 사라지길
바랍니다.

바다같은 마음,

당신 안에 그런 바다
하나쯤은 갖고
계시겠지요.

- 김현태 산문집-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