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산 2022. 9. 2. 17:55







세월

마냥 그대로인 것만 같더니
어느새 이즘 지나온 세월아
미처 깨닫지 못한 시간일랑
빼주라

정말 잠시였는데
어느새 돌아보니 긴 세월아
미처 흘려보낸 시간일랑
보태어 주렴

아무래도 어제가 오늘 같은데
어느새 가버린 아까운 세월아
미처 놓쳐버린 세월일랑
물어 주렴아

어제가 아쉬웁고 오늘이 바빠
허둥대다 가버린 세월아
미처 알지 못한 세월만큼은
봐 주렴

어제는 오늘만을 보다가
오늘은 내일만을 보다가
그만 긴세월을 놓쳐버린 세월아
미쳐 보지 못한 세월은
되돌려 주렴아

詩 .. 김기린 시집
-우리가 진짜로 사는 것은- 중에서



세월아 너만 가거라

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이제 따라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우리 좀 쉬엄쉬엄 갈 터이니
우린 두고 너만 가거라

미워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세월아!
한평생 너 따라 숨 가쁘게
달려오며

미운 정 고운 정뒤섞인
너와 우리
이젠 우리 두고 너만
가거라

우리 이 모습 이대로 살아온
세상 뒤돌아보며

너털웃음 깔깔대며
여기 머물러
오래오래 살고 싶구나!

이젠 우린 두고 너만
가거라

- 좋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