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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山大師 詩碑에서

창산 2020. 11. 21. 19:14






◎ 西山大師 詩碑에서◎



들여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거지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證票)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瞬間)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空氣)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追憶)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香氣)로운
꽃 피우면

천국(天國)이 따로 없네,
극략(極樂)이 따로 없다네.



생(生)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自體)가
본래 실체(實體)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千)가지 계획(計劃)과
만(萬)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火爐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大地)와 허공(虛空)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西山大師 詩碑에서